서울대병원, 다학제진료시스템 ‘약물안전클리닉’ 확대 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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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위험약물 확인해 약물이상반응 치료

오영택 기자입력 : 2020-07-20 13:37  | 수정 : 2020-07-20 13:37

 

<#사례1> 70대 남성 A씨는 약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고혈압으로 순환기내과, 파킨슨씨병으로 신경과, 혈관염으로 류마티스내과, 전립선비대증으로 비뇨기과를 다니고 있다. 이렇게 약을 챙겨 먹으니 건강이 좋아지겠지 생각했으나 갑자기 심한 어지러움증으로 쓰러져 약제에 의한 혈압 저하로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여러 병원에서 받은 약 처방 내역을 가지고 약물안전클리닉을 찾았다. 상담결과 A씨가 복용하는 약제 중에는 혈압을 낮추는 약제가 5종류나 포함되어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일부 약제들을 중단, 변경하는 등 상황에 맞게 조정함으로써 이후에는 저혈압 재발없이 안전하게 약물치료를 유지하고 있다.

 

<#사례2> 50대 여성 B씨는 아무리 아파도 약을 먹지 않고 참는다.

  대학생 때 감기로 처방받은 약을 먹고 얼굴이 심하게 부어오르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B씨는 약 때문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정확히 무슨 약이 문제인지 알지 못해 동네 병원에 가서도 제대로 처방을 받지 못할 때가 많았다.

  최근 허리통증이 심해 더 이상 참을 수 없던 B씨는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는데, 안면부종과 함께 숨이 막혀 죽을 뻔 했다. 약물안전클리닉을 방문한 B씨는 몇 가지 검사로 확인을 거쳐 진통소염제 과민반응으로 진단 받고 약물안전카드를 발급 받았다. 이제 B씨는 어느 병원에서든 진료받기 전 본인의 약물안전카드를 제시하고 부작용 걱정 없이 약을 처방받을 수 있게 됐다.

 

약물이상반응 문제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안전한 약물 사용을 돕기 위해 약물안전클리닉을 확대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약물안전클리닉은 약물이상반응이 의심되거나 불편을 겪는 환자의 예방, 진단, 치료, 관리를 위해 내과학, 예방의학, 약학 전문가가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시스템을 갖췄다.

 

 

[그래프] 최근 10년간 약물이상반응 보고 현황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9년 의약품 부작용 보고는 26만2,983건으로 2018년 대비 약 2.2%가 증가했다. 의약품 부작용은 되돌릴 수 없는 장애를 남기거나 생명을 앗아갈 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해서는 부작용 예방과 안전사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약물안전클리닉에서는 광범위한 약물 데이터베이스와 환자별 과거 투약력을 접목해 약물이상반응에 대해 다면적으로 접근한다. 위험약물을 찾고 약물이상반응에 대한 치료대책을 수립한다. 또한 향후 약물 조절과 대체 약에 관한 협진, 유전자 검사를 이용한 중증약물이상반응 위험 예측, 약물이상반응 피해에 대한 보상관련 제도에 대한 자문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예방에도 힘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에는 타 진료과 및 응급실 약물이상반응 의심환자만을 대상으로 시범운영 했으나 이달 1일부터 약물이상반응 전문 진료를 원하는 누구나 예약 가능하도록 운영을 확대했다. 진료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후다. 약물이상반응은 올바른 약물 사용에도 불구하고 일부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하거나 위험한 증상을 말한다. 가볍게는 오심, 구토, 설사, 두통, 피로, 부종, 두근거림, 어지러움, 두드러기, 가려움증부터 심하게는 호흡곤란, 혈압저하, 의식소실, 감각이상, 우울감, 간기능 손상, 신기능 손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약물안전센터 강동윤 교수는 “약물이상반응은 치료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 그 자체로도 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기에 신속한 진단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약물안전클리닉을 통해 환자의 불편과 위험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치료를 도울 것”이라 밝혔다.

 

 

약물안전클리닉 안내문과 강동윤 교수(약물안전센터)

 

  

 

[헬스앤라이프 오영택 기자]
press@health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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